때는 2012년 7월 말 어느 날. 한자 급수를 따기로 마음먹고 공부를 시작한 te verde는 작심 1.5일 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빌미로 공부를 미뤄버리고 만다.

이상하게 스토리 없는 공부는 도저히 머릿속에 들어오지가 않더라구요'

...... 그건 그냥 니가 공부에 재능이 없는 거야...

    이렇게 더운 날에는 대학교 도서관으로 잠입, 아무도 찾지 않는 외딴 서가에 처박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소파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야 하거늘, 현실은 누적피로와 노동으로 멘탈이 삐그댁 대고 있는 나님.  거기에 ‘서울의 5궁사(史)’ 를 쓰던 도중, 너무 거대한 녀석을 잘못 건드렸다는 생각에 -이제 겨우 1600년대 초반까지 함-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문득,  알비노 호랑이, 메코 등 다른 필진을 본받아 ‘다른 주제의 오프닝 편을 써서' 이번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po결심wer


    그러고 기껏 생각한 주제가 바로 신도시 도시계획~ 시행안. 근데 이것도 '서울의 5궁'과 스케일 측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판도라의 상자라는 점이 떠올라서 포기했다. 나란 남자 포기가 빠른 남자.


 그래서 결국 각 대학의 도서관 으로 하려고요 ㅇㅇ...   

 ‘근데 얘도 스케일이 큰 거 같아....’  아무튼 시작하겠습니다.

1. 요즘 대학의 도서관

    대학의 도서관 하면 뭐가 떠오르십니까. 뭐...  안경 쓴 지적인 이미지의 훈남 이라든가,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반팔티 너머로 보이는 근육이 훌륭한 복학생 근로 알바 훈남 이라든가, 열람실에서 공부를 빙자한 수면을 즐기다가 음료수 뽑아먹으러 나갔는데 자판기 앞에서 음료수를 건네주는 낯선 얼굴의 훈남 …  자꾸 기승전남 (모든 대화의 결론이 남자로 끝나는 화법)이 되는군요. 아 아닙니다. 

    아무튼 제대로 된 대학이라면 다들 도서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대로 안된 대학이라 하더라도 도서관은 있어야죠. 없으면 대학 간판을 내리던가(...) 

    예전에는 도서관이라고 하면  ‘열람실' ‘서가' ‘서적분류시스템' 정도로 구성요소를  전부 설명했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만, 현대의 훌륭한 도서관은 다릅니다. 각종 미디어 자료를 열람, 분석할 수 있는 공간이 요구되고, 웹에서 문헌을 찾아서 받아볼 수 있도록 전자기기들이 구비된 공간도 있어야 합니다. 그룹스터디 공간과 제대로 된 휴식공간 또한 좋은 도서관의 필수 요소이며,  학생들의 정보 접근성을 보장하는 온라인 시스템, 풍부한 E-Book 또한 있어야겠지요.

    즉, 예전엔 도서관의 장서 수로 그 수준을 가늠했지만, 이제는 누가 더 좋은 ‘사용 편리성'을 갖추느냐에 의해 그 도서관의 수준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인터넷 세상이라서 자료야 차고 넘치니까요. 원격으로 국회도서관 자료도 열람이 가능한 시대니.


자, 그러면 여기서 문제. 저런 시설들을 다 갖추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뭘까요? 

1. 꿈

2. 의지

3. 돈

4. 남자 (...)

네, 당연히 4번 아니 3번입니다 3번. 그것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진짜 많이. 더더욱 많이 ㄱ-

2. 결국엔 돈이로소이다.

 그래요. 또 돈이에요. 연세대 이야기 할때 나왔던(건축에 관한 무언가1. 연세대 신경영관 편) 돈이요. 돈돈돈... 아우 지긋지긋해... 돈이 필요하단게 사실인지 확인해 볼까요. 아래의 표는 근 몇 년간 여러 대학들이 중앙도서관을 신축, 증축하면서 들인 공사비를 나타낸 표입니다.


 학교

명칭 

개관년도 

공사비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2003년 

470억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2005년 

650억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 

2008년 

620억 

 성균관대(이공계)

삼성학술정보관 

2009년

550억

 명지대

방목학술정보관 

2010년 

460억 

 중앙대

중앙도서관(리모델링) 

2010년 

150억

 서울대

신 중앙도서관 

모금중 

600억/1000억 

역시 한 두푼 드는 일이 아니라능...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

성균관대 삼성학술정보관

명지대 방목학술정보관

 

중앙대 중앙도서관

    대부분 서고 + 열람실 역할을 하는 기존의 중앙도서관은 유지하는 채로 신규 공간에 정보화기기 이용 시설 + 학습공간을 만드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규모 또한 어마어마한 수준이지요.  대학별 자존심 경쟁, 실질적 학습공간 필요 등이 신축 도서관의 크기를 거대하게 만들어내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위의 건물들을 하나하나 다 지져보긴 너무 귀찮고... 연세대, 중앙대, 서울대 중앙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인하대, 고려대 등도 인연이 닿으면 하겠지요 (...)

2-1 연세대 연세-삼성학술정보관

    당연히 원래 이름으로 거창하게 부르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신중도라는 이름으로 부르지요. 국내 최초의 유비쿼터스 도서관을 지향하여 어쩌구 저쩌구... 합니다만. 요점은 학습공간(열람실) + 휴식공간 + 영상 시청기기 + 컴퓨터이용공간 이 있다는 것 입니다. 부가적으로 국제회의시설정도..? 신중도가 지어지기 전까지 연세대는 만성적인 학습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었지요.  2만 명이 넘는 연대생들에게 주어지는 학습공간이 3천석 남짓했으니까요. 신중도 건설 덕분에 한 큐에 3천 석이 늘어서 지금은 6천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연세대 신중도는 원래 2006년 기공 당시 300억의 예산을 가지고 출발했습니다.

그러나


    아시죠? 2006년-2007년 건설광풍. 건설경기과잉으로 원자재가격 po폭등wer + 각종 IT기술을 추가추가추가추가... [각주:1]  결국 공사비가 600억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ㅈ됨>

    그래서 연세대는 기업들에게 이리저리 기웃대기 시작합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샘숭. 쁘띠거니 회장님은 고려대에 650억을 지원하여 백주년 기념관을 지어주고선 고대측의 융숭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기분이 한껏 좋아진 상태,[각주:2] 이 기세를 몰아서 이공계 쪽에 수 백억짜리 공학관을 지어주기로 했었습니다... 만 고려대가 이건희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를 수여하는 수여식 행사날, 학생들의 시위폭탄을 맞고서는 빈정상해서 유야무야 되었지요.  그래서 원래 고려대에 가게 될 수 백억이 살짝 표류한 상태, 연세대는 삼성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합니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지.>


‘그럼 난 어때염? >_<’

    귀찮은 삼성은 ‘ㅇㅇ'라고 대답을 해주고... 결국 수 백억의 절반은 연세대로 가게 됩니다.[각주:3]  아무튼 이렇게 해서 연세대는 신중도를 가지게 되었다는 이야기.

2-2 중앙대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2008년 두산그룹이 중앙대를 전격 인수합니다. 그리고 매년 수 백억의 돈을 투자하기 시작했지요, 기숙사, 약학관, 중앙도서관 리모델링, 기숙사 건립 등등... 앞으로도 각종 시설에 대한 건축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건 중앙대 훌리건을 한 분 찾으셔서 여쭤보심이... 

    아무튼 중앙대의 경우 신축을 하지 않고, 증축을 했습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요. 1. 당장 효과를 보려면 건축보단 리모델링 해야 건물을 빨리 보여줄 수 있다.  2. 학교부지가 좁아서 신축 중앙도서관을 지을 자리가 애매하다. 3. 신축보다 싸게 먹힌다. 등등. 중대 리모델링의 경우 그룹스터디 공간과 열림살 확충, 휴식공간 확보는 되었지만 전자시설 측면에서는 많이 아쉽습니다. 하지만 주제의 다양성을 위해서 수록했긔.

2-3 서울대 신 중앙도서관

    서울대 중앙도서관은 1974년 관악캠퍼스가 이전되면서 건축되었습니다.  근데 이 건축물들이...  그냥 군인정신으로 쌔리 지은거라 멋대가리가 없어   서울대의 경우 중앙전산원이라고 전자기기들을 모아놓은 공간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규모가 좀 시망. 열람석의 규모 또한 3천 여 석으로 재학생 1만 3천명의 약 22% 밖에 수용하지 못합니다. 거기다가 국내 대학 최대 장서량 (약 320만 권)을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서고공간이 지나치게 비대, 시설 규모에 비해 학생 학습공간이 부족한 점도 신축 도서관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지요.

<신축 중앙도서관 신관 컨셉도>

    그래서 한국 대학도서관 사상 최고액 모금 프로젝트를 실시합니다. 목표 금액은 천 억, 공사규모는 현재 본관 옆 부지에 신관 신축 + 본관 리모델링. 솔직히 말하자면 서울대 측에서도 모금은 2015년 정도까지 모금되면 참 다행이라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은데요... 대한민국 대학 장학계의 큰 손인 관정 이종환 회장이 600억을 쾌척했습니다. 


‘모금 개시와 동시에 60% 자동 달성 =_=’

    잘은 모르겠지만 서울대 재단 측 담당자는 아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을 듯? 현재도 천 억원을 향해서 모금 중입니다. 이렇게 큰 손이 한 두 번 더 나서면 13년 상반기 중으로 모금이 완료될 듯 하네요.

3. 조잘조잘

    제가 요즘 잠을 못자서 도저히 그를 찰지게 쓸 수가 없ㅋ엉ㅋㅠㅠㅠㅠ 여러분 이런 나를 용서해요... 다음편을 잘 써줄게...


세줄요약

1. 요즘 대학 도서관은 돈지랄이 필요햄

2. 그래서 다들 돈지랄을 햄

3. 서울대가 천 억짜리 돈지랄을 햄


  1. 고려대가 2005년에 삼성의 지원으로 백주년기념관(신중도와 비슷한 기능)을 너무 잘 지어 놓는 바람에 무리수를 뒀다는 이야기도 [본문으로]
  2. 지원을 받게된 근본적 이유는 재단의 주요 인사 중 한 사람이 삼성가의 사위이기 때문이라고... [본문으로]
  3. 절반은 이화여대로 흘러들어 ECC(이화여대 지하캠퍼스)가 되었다고 합니다. ECC의 정식 명칭은 이화-삼성캠퍼스 센터. 완공 단계에서 갑자기 삼성의 기부가 결정되어 의아함이 제기되었다는 뒷 이야기도 [본문으로]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호호, 기갈스러운 새벽이네요.

여러분, 잘 살아가고 계신가요?

  최근 제가 동아리방에서 인상깊게 읽은 만화책이 있습니다. BL만화가로 유명한 요시나가 후미의 <어제 뭐 먹었어>가 바로 그 작품이죠. 여기에 나오는 남자주인공이 게이라는 사실을 더 이상 설명해드릴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여튼 제가 그 만화책에서 깊은 인상을 받은 이유는 그 남자 주인공이 무척 현실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소재로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자신이 먹을 요리를 생각해가며 마트를 돌아다니고 그에 알맞은 저렴한 재료를 사는 모습들은, 적어도 게이들에 대한 로맨스판타지로 가득 차 있는 BL만화책에선 찾기 힘든 것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 욕구불만과 게이판타지에 가득 차 있는 허난설헌 언니들이 집필하는, 지랄수와 집착광공이 난무하는 야오이에선 더욱 나오기 힘들구요.

 

, 게이들이라고 뭐 다를 줄 알아요? 어느 기갈년 남친이 바람을 폈다는 가십이 폭풍처럼 티타임을 휩쓸고 지나가고, 퀴어퍼레이드에 놀러나갔다가 운수좋게도 남친 생긴 년 이야기가 테이블 위에 오르는 경우는 있어도 마트에서 주방세제 1+1할인행사 한다더라, 어디 은행 적금이율이 다른 은행보다 0.5% 높다더라는 이야기는 나온 걸 본 적이 없습니다. 나란 년, 어디 가서 이런 이야기로 게이들끼리 수다 떨어보는 게 소원인데 뭐 그리 어려운 소원이라고 아직까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내가 언제 원빈 만나고 싶다고 말한 적도 없는데 왜 들어주지 않는거야? 쳇, 짜증나.영화배우들은 정작 많이 만나봤는데 말이죠.

 

각설하고,

 장미빛 환상도 우리 게이들 인생에 그 나름대로 기여하는 바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전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한 파트너를 오랜 기간 만나기 쉽지 않은 사람들 중 한 사람으로서 보다 현실적인 삶들로 꽉꽉 들어찬 세상을 체험하고 싶어합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 뭐 먹었어>는 비록 허구로 구성된 창작물에 불과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정보에 대한 제 욕구를 만족시켜 주었던 거구요. (그런 점에서 조반유리와 샤오즈키님은 반성하도록 하세요! 실생활의 지혜로 가득 찬 야오이를 쓰란 말이다아아아아!) 요시나가 후미가 만화책에서 요리라는 소재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다뤄 우리 게이들의 삶을 현실 앞으로 얼마 간 끌어당기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저는 앞으로 기본적인 재테크적 마인드와 상품들에 대한 글을 써서 어슴푸레한 수면 위로 게이들을 끌어올려 숫자들로 빼곡한 회색빌딩숲에 착지시키려고 해요.

 

게이, 더 나아가서 성소수자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어서 각자의 경제적 능력에는 큰 편차가 있을 겁니다. “돈에 쪼들려서 그런데 10만원 가지고 한 달 동안 도시락 싸들고 다닐 수 있을까요?”라고 질문을 수시로 웹에 올려서 이에 짜증난 나머지 제가 그냥 소림사 들어가서 벽곡단 먹으면서 한 달 동안 면벽수련하세요.”라고 조언을 드리고픈 생활고에 가득 찬 게이도 있겠죠. 반면에 제가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새벽에도 강남에 위치한 고급스런 이자카야에서 애인으로 삼고 싶은 남자 앞에서 거들먹거리며 사케를 킵해놓는 부유한 게이들도 어딘가는 있을테구요.

 

저만 해도 아직은 대학생이라서 제대로 된 경제적 소득은 없는 한계로 큰 돈을 벌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글은 쓰질 못해서 괜히 죄송한 마음이 앞서네요. 그저 제 분수에 맞게 제가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글은 은행, 카드사, 보험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이용할 수밖에 없는 금융상품 등을 고르고 이용할 때 자신의 이해관계에 충분히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기르는 데 그 목적이 맞춰져 있습니다. 또한 고기를 직접 잡아주기보단, 고기를 쉽게 잡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힘있게 꿋꿋하게 쓸 것입니다. 현실적 한계로 인해 얼마나 자주 밀도 있는 글을 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합니다만, 적어도 이 글을 그만 두게 되었을 즈음엔 여러분도 저도 어느 정도 목적했던 바를 이루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러분 모두 부자 되셔서 행복하게 사세요~

 

-stress surplus로 가득찬 삶을 살아가는 잉여게이 stress surplus 올림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