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e verde입니다.  실물은 저런 상큼돋는 닉네임과 상관없이 아저씨입니다, 하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



아무튼 '상상 속의 건물'   ‘연세대 신경영관’ 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볼까요.







1. ‘상상 속의 00이란 대체 무엇인가...’

고대 중국에선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여러가지 ‘상상 속의 동물'들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출처 -다음 문화원형

‘기린' 이라던가


사진출처 -다음 문화원형

‘봉황', 또는




‘용',


그 외에도 ‘붕(鵬)’ ‘천록' 등 많은 상상 속의 동물들이 있지요.

하지만 ‘상상 속의 00’는 과거형이 아닙니다.  - 적어도 2012년 한국에서는요 -

‘상상 속의 건물’ - 연세대 신경영관이 있거든요.






2. 전설의 건물

   연세대 경영대학은 2003년 상경대학에서 경영대학으로 단과대 분리됩니다.
 그 전까지는 상경대학

에 속해있는 하나의 부속 학과였지요.


   연세 경영은 '단과대학으로 분리가 되었으니 건물을 새로 가져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게 됩니다

더 노골적인 원인은 고려대 경영이 2003년 삐까뻔쩍한 '엘지포스코경영관(이하 엘포관)'을 준공해

서 언플질을 하는게 정말 눈꼴시려웠어요.....



                               

디자인부터 돈냄새 나는 고려대 엘포관 


   게다가, 기존에 연세 경영이 사용하고 있던 대우관은 연세 ‘상경대'를 위해서 대우회장 김우중씨가 

지어준 건물입니다. 독자 분들이 연세대에 가셔서 백양로를 쭉 훑어보시면 저- 먼 곳에 보이는 위엄 

돋는 흰색 건물이 보일거에요. 그게 바로 대우관입니다. 


                
대우그룹의 고혈 아 아니... 애정이 들어간 연세대 대우관,
1996년에 이 건물 완공되고서 6년 후, 다들 아시다시피 대우는 공중분해 되지요.


   헌데, 이 대우관이라는 것이..... 실은 교수연구실로 쓰이는 공간을 제외하고 나면 생각보다 

강의공간이 적습니다. 경제학과와 통계학과만이 쓰기에 딱 적당한 수준이에요.


그런데 경영학과까지 같이 있으니...... 이거슨 바로 헬게이트

   IMF 이후 + 08년도 법대 폐지 이후, 취업 잘되고 경쟁상대 없는 경영학과는 많은 대학에서 문과 

원탑을 자연스럽게 차지하게 됩니다.  당연히 경영학과 이중, 복수전공도 넘치게 되었고, 그냥 

강하는 사람도 넘치면서 그야말로 시장바닥......    




결론: 공간이 너무 없어요 공간이. 공간 좁아서 미어터짐 ㅠㅠㅠㅠㅠ

그래서 연대는 결심합니다. 물론 


'ㅅㅂ 고대도 엘포관 짓는데 고대보다 더 나은 우리가 경영관이 없으면 쓰나'


라는 생각도 아주 없진 않죠. 하지만 저런 훌리건스러운 귀여운 생각은 쌩까고서라도,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건물 신축을 추진하게 됩니다.



근데 건물을 지으려면 뭐가 필요하죠? 사랑? 정의? 열정?   


  

변신만화물 작작 보세요. 돈이랑 땅이에요.

   연대가 뒤에 산을 끼고 있어서 공간이 제법 많은 거 같죠? 근데 그거 그린벨트임...... ㅋ...... ㅠㅠㅠ  

뭐 다른데 지으려면 지으려면 못 지을건 아니죠. 백기 옆 공터도 있고... 아무튼 연세 목공소(...)

부지를 선정합니다.



그리고 경영관을 설계할 건축가를 섭외하는데요...... 깜짝 놀랄만한 인물을 섭외합니다. 


바로 '알바로 시자'

       시자짜응...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거장으로, 백색 노출 콘크리트 건물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죠.

우리나라에서 있는 그의 작품으로는 안양예술공원에 '알바로 시자홀'이 있습니다. 

흰색이라는 단색만을 사용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공간미가 잘 살아나는 설계를 하는 건축가지요.

 다른 건물은 사진 퍼오기 귀찮아서 링크로 대체합니다. 


- 안양의 알바로 시자홀

http://blog.naver.com/e_afca?Redirect=Log&logNo=60111494741



   연세대는 수 억원의 설계비를 주고서 알바로 시자에게 경영관 설계를 맡깁니다. 
설계도는 정말 걸

작이 나왔죠. 전 고딩때 그 설계도를 보고 연세대 경영 가고 싶다고 생각했었을 정도임.....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71344

                     
아아.. 알바로 시자 짜응...


   근데 문제는 연세 동문들의 모래알 같은 응집력......  예전에는 많은 외국의 교회나 한국 교회에서

연세대를 후원했지만 2000년대부터는 거의 그러지 않죠. 아무짓도 안해도 오던 돈줄은 이제 없기 

때문에 순전히 자신들의 모금 능력으로 500억을 모금해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물론 명문사학 연세이기 때문에 모으려 하면 못모을건 없지만...... '연세대 송도캠퍼스 추진 + 신중

앙도서관 건립' 까지 맞물리다 보니까 도저히 경영관 신축 자금모집에 집중 할 여건이 안 나옵니다. 



결국 설계만 받고서 5년 동안 삽은 커녕 숟가락도 못 꽂음.


하다하다가 총장이 한번 바뀝니다. (정창영 -> 김한중) 근데 새 총장은...


'목공소 부지는 정문에서 졸라 먼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 여기는 연세대 정문입니다.



대우관이.... 아.....안보여..... -연세대 정문에서-



사실이에요. 연세대 정문에서 대우관까지는 약 20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음 지도에서

직선보도로 13분이 나오지만 실제로는 오르막 등산길이거든요. 

   
오죽하면 가도가도 대우관에 도착을 안해서 별명이 ‘마법의 성’



   근데 거기서 10분을 더 등산을 해야 목공소임. 아..... 타이핑 하고 있는데 눈물이 나려고 해...


   게다가 마침 목공소 부지에서 중금속(...) 이 검출됩니다. 덕분에 수 억자리 알바로 시자 설계는

대로 날아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실은 모금만 빠르게 되었어도 중금속이고 뭐시기고 지었겠지요, 하지만 500억 중 150억 모인 상태

로는 어쩔  수가 없었어요 ㅠㅠㅠ ㅈㅁㅁ...


   연세 경영은 어영부영 멘붕상태로 지내다가 2010년 다시 한 번 일을 추진합니다. 이번에는 본관

쪽의 용재관을 밀어버리고 무슨 변신로봇 같은 타워(...) 형 건물을 짓기로 결정하죠. 

이번에도 역시 목표금액은 500억.


        
알바로 시자 짜응 설계가 그리워지려고 해...... 현재는 약간 수정되서 훨씬 낫긴 합니다


   근데 다시 문제가 생겼스요...  용재관은 50년대 연세대 동문들이 한 푼 두 푼 모금해 세운 

유서깊은 건물이라는거.  학생자치공간도 들어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당연히 소속 동아리의 학생들은 

반발을 했습니다. 거기에다 용재관 앞에 있는 진달래덤불은 수 십년 전부터 많은 연세인들의 추억이 

쌓여있는 장소이기도 하지요. 덕분에 뜻하지 않은 돌직구 발생ㄱ-.



   연세대는 서울대와 더불어 전국의 대학 중에서 '학부 순혈주의'가 제일 심한 대학입니다. 전임강사 

이상 교원 중 76%가 연세대 출신이에요, 그러다보니 학교에 대해 찐한 애정과 향수를 가진 교수님

들까지 용재관 철거에 반대하는 사태가 발생함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김한중 총장은 이사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고, 시공 업체까지 선정을 했습니다. 

이제 진짜 '삽만 뜨면' 되는 상탠데... 그런데........


신임 정갑영 총장이 3월 말에 갑자기 공사 무기한 중단을 선언^^.....



    그리고 정갑영 총장은 멀쩡한 설계를 내버리고 '대우관 증축'을 경영대 측에 제시합니다. 연세 경

영 교수들과 학생들은 어이가 터져나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



결국 연경 교수님들이 이런 비상 홈페이지를 열어서 지지를 호소하기에 이르고, 
http://ysbbuilding.yonsei.ac.kr/



ㅠㅠㅠㅠㅠ 교수님......




3. 조잘조잘

   여기까지가 현재 '연세대 경영관 신축'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연세 신경영관 모금 현황은 500억 중 

290억...  동문의 모금 약정을 합쳐도 350억 정도입니다.  남은 150억원이 자체 모금, 또는 재단의 

지원으로 확실해 지지 않는 한, 삽을 뜰 수가 없습니다. 정갑영 총장이 반대하고 있으니까요 

허허허......    연세 경영이라는 간판을 걸고도 2003년부터 2012년까지 모금된 금액이 350억이라는

것을 보면 뭔가 깝깝하기도 하고...  (연경과 비교대상이 되는 고경은 2003년 230억짜리 엘포관을

다 짓고 2010년 부터 440억짜리 경영관을 하나 더 올리고 있지요...)


    하지만 5월 14일 연세춘추 기사를 보니 총장-경영대 측이 원만한 방향으로 합의를 하기로 결정한

것 같군요.  http://chunchu.yonsei.ac.kr/news/articleView.html?idxno=14973 

   저는 아무래도 좋으니 빨리 건물 지어서 실물로 보고 싶어요.  보고 싶어서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흙흙 ㅠㅠㅠㅠ.......



이상으로 ‘전설속의 연세대 신 경영관’편을 마치겠습니다. 쨖쨖쨕.


세줄요약

-  연세대가 10년 동안 삽질을 해서 신경영관 건물을 못 올리고 있다.
-  겨우겨우 지으려고 하는데 신임 총장이 연경을 디스한다.
 -  난 빨리 실물 보고 싶으니까 얼른 지어요 ㅠ


다음편 보러가기 

건물에 관한 무언가2. 고려대는 공사 중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