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

#1. 피부노화(Skin Aging) - 1. 피부의 구조와 기능 & 주름살 왜 생기는가?

#1. 피부노화(Skin Aging) - 2. 자외선 차단제, 알고 바르자 -1부-

#1. 피부노화(Skin Aging) - 2. 자외선 차단제, 알고 바르자 -2부-

 


사실, 흡연이 피부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진 이야기 입니다. 이미 1856년에 Solly라는 사람에 의해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에 뚜렷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평소에 진담 반 농담 반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죠? <술 마시고 담배 펴도 원래 피부 좋은 사람은 좋더라> 라는 이야기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유전적인 요인은 분명 중요합니다. 하지만, 생물학을 공부하다 보면 유전적인 것만이 모든 것을 결정짓는 결정인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요. 생물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존재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유전적으로 특정 질병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들이 반드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특정 질병에 대한 유전적 소인이 없더라도, 좋지 않은 식습관, 생활 습관 등에 의해서 질병에 걸릴 수도 있죠.

다시 말하면, 분명 우리를 피부노화에 좀더 저항성을 갖도록 해줄 수 있는 어떤 유전적 소인이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좋은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다고 할 지라도 잘 관리하지 못한다면 주름의 예방에 실패할 것이 분명합니다.

담배는 그러한 예에 부합하는 아주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어요.

쌍둥이를 비교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생물학 연구에서 많이 이뤄지는 연구들 입니다.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 유전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에[각주:1], 유전인자의 영향을 배제하고 외부영향에 의한 어떠한 변화를 관찰하기 좋은 대상이기 때문이죠.

세상에 과학자는 많고, 연구주제는 다양합니다. 당연히 일란성 쌍둥이에서의 흡연과 피부노화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이뤄졌어요. 소개할 연구의 내용을 살펴보면, 한 명은 일년에 52갑 이상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 다른 한 명은 비흡연자인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죠. 또한, 연구대상으로 삼은 쌍둥이들은, 생후 약 20여년동안을 함께 살았고 이후엔 동일한 종류의 직업 그리고 동일한 위도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함으로써, 흡연 이외에 피부노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들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하였습니다. 자 다음의 사진을 한번 보시죠.

 

<사진출처 (1)>

 

위와 아래의 사람은 일란성 쌍둥이 입니다. 왼쪽과 오른쪽 사진을 쌍둥이로 착각하시면 안돼요. 왼쪽과 오른쪽의 사진은 동일한 사람의 다른 쪽 얼굴을 찍은거에요.

, 보시기에 아래와 위의 두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나이 들어 보이나요? 일단, 두 사람 모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부에 색소가 침착이 되었고, 피부가 늘어나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있는 사람의 경우 아래에 있는 사람에 비해 깊고 굵은 주름이 더 많이 생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분명히 흡연이 피부노화를 촉진시키는 인자로써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흡연은 어떻게 주름의 생성을 촉진하는 것일까요?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그 정확한 기전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하지만 흡연이 주름살의 생성을 어떻게 촉진하는 지에 대한 몇몇 가지의 단서가 있습니다. 우선, 흡연을 하면 피부에서 MMP-1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2) 예에 올린 포스팅에서 언급하였듯이, MMPs 라는 단백질 그룹은 콜라겐을 분해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 중에서도 MMP-1이라는 단백질이 매우 큰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요. 또한 흡연을 하게 되면 피부의 모세혈관 구조가 감소를 하게 되고(1), 활성산소가 증가한다고 해요(3).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변화들이 자외선을 받아 생기는 광노화에서도 일어나는 과정이라는 것이죠.

이러한 결과들을 종합해 봤을 때, 흡연은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의 효과에 시너지 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이 되어집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이 평소에 자외선 차단제도 바르지 않으면서 담배까지 핀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 보다 피부노화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에요.

또한, 이러한 기전과는 독립적으로 흡연을 하는 행위 그 자체에 의해서도 주름살의 생성이 촉진될 수가 있다고 합니다. 아시겠지만, 주름은 자주 쓰는 근육에 의해서도 생겨날 수 있어요. 가끔 많이 웃으면 눈에 주름 생긴다는 얘기를 하죠? 자주 쓰는 근육일수록 근육의 수축에 의해 피부가 접히게 되고, 이로 인해 깊고 굵은 주름이 생기기 쉽습니다. 담배를 피우는 것은 동일한 근육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행동이에요. 담배연기를 빨아들이기 위해서 입술을 오므리고 연기를 흡입하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게 되면 결국 입술 주변에 주름의 발생이 촉진되게 되는거죠.(4) 또한 담배연기 자체의 여러 가지 독성물질을 피부가 직접 접하게 되는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저는 오늘 올리는 글에서 담배를 펴라 말아라를 논의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은, 피부노화예방에 관심이 없고, 담배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싫은 애연가 여러분들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이 흡연가인데 피부노화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주름의 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흡연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것이 어떨 까요?

물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피부의 주름을 개선시킬 수 있는 피부과 시술도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겠죠. 하지만,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지만 예방은 최선의 치료입니다. 주름이 많이 생긴 사람의 피부를 팽팽하게 되돌리는 시술과, 나이에 비해 좋은 상태의 피부를 탱탱하게 되돌리는 것 중에서 어떤 것이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까요? 굳이 대답해 드리지 않아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여기에 건강은 덤으로 따라오겠죠.

 

<출처>

1. Doshi, D. N., Hanneman, K. K., and Cooper, K. D. (2007) Smoking and skin aging in identical twins. Archives of dermatology 143, 1543-1546

2. Lahmann, C., Bergemann, J., Harrison, G., and Young, A. R. (2001) Matrix metalloproteinase-1 and skin ageing in smokers. Lancet 357, 935-936

3. Fisher, G. J., Kang, S., Varani, J., Bata-Csorgo, Z., Wan, Y., Datta, S., and Voorhees, J. J. (2002) Mechanisms of photoaging and chronological skin aging. Archives of dermatology 138, 1462-1470

4. Smith, J. B., and Fenske, N. A. (1996) Cutaneous manifestations and consequences of smoking.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34, 717-732; quiz 733-714

 


  1. 물론,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유전자가 오로지 염기서열에 의해서만 발현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외부 환경에 반응하여 우리의 유전자가 발현되는 방식이 조금씩 바뀌기도 합니다. 이것은 ‘후성유전학(epigenetics)’라는 생물학의 분과학문이 다루는 분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란성 쌍둥이 일지라도 유전자의 발현이 완전히 동일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에요. [본문으로]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