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기 싫어서 도망쳤다가 붙잡혀왔습니다.
저처럼 영화를 혼자 보는 사람은 있습니다만 오늘날 차가운 도시의 게이들은 데이뚜할 때 대부분 둘이서(!) 영화관을 찾는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해가 안 가는 점이 있는 게, 영화관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행동한다면 혼자 가든 둘이 가든 멍하니 스크린 바라보는 데 차이가 없는데 왜 꼭 둘이 가는 거죠?
두 눈을 두 번 곱해 모두 네 개! 영화를 두 배나 더 효율적으로 감상할 수 있지!! 이게 아니고서야 왜 둘이서?
스크린 빼곤 전부 어둠만 깔린 그 공간에서 둘이 손을 잡는다든지 신체 부위를 더듬는다든지 입술박치기를 한다든지 ... 근본에서 벗어나는 행위들을 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는 게 아닌가 싶네요. 더러운 것들 오늘은 만화영화를 본 탓인지 아가들이 꺄르르 웃는 소리까지 입체사운드 처리...후후.
제가 영화관에 갈 때마다 이토록 다양한 인간들을 볼 수 있는 걸로 보아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만남의 장소로 즐겨찾는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짙게 깔린 어둠이라는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아찔함을 만끽하고 싶어하고 그 대가로 그들에게 닥쳐올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커플들의 비중이 나날이 점점 늘어나고 있죠. 은밀한 짓을 위한 공간이자 탈선의 중심으로 손꼽히는 DVD방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영화관을 즐겨찾는 커플들에게 감명을 받아 어떻게든 경제적 도움을 주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아, 물론 제 글은 여전히 LGBT와 다른 성 소수자들에게 주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왕이면 그들을 위해 보람차게 쓰였으면 합니다.
소수의 일반 커플들과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일반 모태쏠로들로 구성된 강남역 인근 번화가에서조차 손 잡을 용기가 솟아나지 않고, 비로소 새벽에 접어든 다음 그것도 인적이 거의 끊긴 청계천 산책로에서야 안심해서 손도 은근 슬쩍 잡고 스킨십도 하는 듯 안 하는 듯하는 우리 새가슴Gay들에게도 이 글이 참 유용할 것 같네요. 야 너네들 돈 좀만 들여서 영화관 가서 손잡아라 왜 동방에서 솔로들 힘들게 하는 건데!
영화관람을 알뜰하게 하는 법,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다양한 카드사가 더더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특히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에 적합한 카드는 단연 KB국민카드가 갑입니다.영화 관련 할인카드가 다양하고, 특유의 꼴통 굴비시스템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그러한 카드의 혜택을 전부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굴비시스템이란, 그 시스템이 적용된 카드들이 모두 각자의 사용실적이 합쳐져서 통합실적으로 적용된다는 데서 이름붙여졌습니다.
예를 들어 A,B,C카드가 모두 통합실적이 인정되는 굴비시스템이 적용되는 카드라면 A카드로 10만원을 사용했을 때, B카드와 C카드도 동일하게 10만원의 실적이 인정됩니다. 혹은 A카드로 3만원, B카드로 3만원, C카드로 3만원을 사용했으면 A,B,C카드 모두 9만원의 실적이 인정됩니다.
굴비 엮듯이 한 카드만 제대로 사용해도 나머지 카드의 혜택들도 딸려오기 때문에 굴비 엮듯이 줄줄이 발급해서 사용하는 거죠. 다행히도 우리가 사용할 영화관련 할인카드는 모두 굴비시스템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시스템의 적용을 받는 카드를 굴비카드, 아닌 카드를 비(非)-굴비카드로 통칭하겠습니다.
KB국민카드의 실적-굴비시스템 관련해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진 벤다이어그램입니다.
비-굴비 체크카드의 사용실적은 굴비체크카드의 사용실적에 포함되며, 그 반대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비-굴비 신용카드의 사용실적은 굴비신용카드의 사용실적에 포함되며, 그 반대는 역시 적용되지 않습니다.
굴비 체크카드 사용실적과 비-굴비 신용카드의 사용실적은 모두 굴비 신용카드의 사용실적에 포함됩니다.
상대적으로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체크카드에 대한 내용을 먼저 다루겠습니다.
KB국민카드에는 해피포인트체크카드와 스타체크카드가 영화 할인 서비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체크카드 모두 동일하게 아래와 같은 혜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월 2회까지 제공, 연(매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2회까지 CGV, 메가박스에서 7000원 이상 결제시 3000원을 할인해주는데 치사빤스하게 작은 글씨로 직전월 KB체크카드 10만원 이상 이용고객에 한하여 제공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따라서 각 체크카드의 영화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10만원 이상을 사용해줘야 하겠지만, 해피포인트 체크카드는 비-굴비 체크카드이며 스타체크카드는 굴비 체크카드입니다.
따라서 비-굴비 체크카드의 사용실적은 굴비체크카드의 사용실적에 포함되며, 그 반대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를 잘 기억해 낸다면 두 체크카드의 영화할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두 카드마다 각각 10만원 이상 사용할 필요 없이 비-굴비 체크카드인 해피포인트 체크카드만 10만원 이상 이용해주면 스타체크카드의 영화할인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해피포인트 체크카드를 전월 10만원 이상 사용한다면, 월 4회, 연 24회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영화관에서 2명 이상을 결제할 때 모두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따로 1회씩 총 2번 결제를 해야합니다. 해당 서비스는 결제횟수당 일정액의 할인서비스가 제공되므로 모두 할인받기 위해서는 2번 결제를 해야겠죠.
요즘 메가박스에서 SKT멤버십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1일 1회, 최대 4명까지 인당 멤버십포인트 500점을 차감하고 인당 2000원씩을 할인해주는데, 주말 영화요금이 대부분 9000원이니 SKT멤버십카드로 2000원 할인을 받은 다음 7000원 결제를 하면 3000원을 더 할인받을 수 있겠죠. 인당 4000원에 보는 셈입니다. 다만 SKT멤버십카드 1개로 2명 할인을 받을 경우 나머지 금액을 분할결제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SKT멤버십 카드가 2장 있으시다면 각자 멤버십으로 할인받고 1장씩 따로 결제하면 되겠죠.
조조영화를 즐겨보신다면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선불충전카드)
앞서 소개한 두 체크카드는 모두 결제금액이 7000원 이상일 때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므로 5000원, 6000원인 조조영화엔 할인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조조영화가 주말 오후에 보는 영화보다 비싸질 수 있는데요.
KB국민 preset 마이포켓카드(선불카드)를 이용하면 조조영화 역시도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은행지점 창구에서 달라고 하면 즉시 건네줄 겁니다. 자주 사용되는 카드가 아니라서 카드자재가 없을 수 있습니다만 그땐 예약하고 나중에 받으러 가면 될 겁니다.
분명 선불카드에 대해서 생소한 사람이 있을텐데요. 선불카드는 해당발급은행의 계좌이체, 혹은 카드결제 등으로 금액을 충전해서 쓰는 카드입니다. KB국민 preset 마이포켓카드(선불카드)는 이용시점 카드의 잔액이 10만원 이상일 경우 1일 2매, 월 4회, 연간 10매까지 맥스무비 홈페이지에서 예매시 1매당 3000원 할인됩니다.
맥스무비는 보통 예매수수료가 1매당 500원씩 더 붙는데, 수수료가 적용된 조조영화 표값은 1매당 5500원이 됩니다. KB국민 preset 마이포켓카드(선불카드)로 결제시 3000원 할인을 받으므로 1년 동안 10회까지 조조영화를 2500원에 볼 수 있겠네요. 물론 굳이 조조영화가 아니더라도 할인서비스가 가능하므로 맥스무비 홈페이지의 수수료를 감안한다면 매당 2500원씩 할인되는 셈입니다.(할인서비스 3000원- 수수료 500원 = 2500원)
이 카드의 좋은 점은 선불카드라는 특징에서 나옵니다. 앞서 소개한 두 체크카드는 직전월 10만원씩 지속적으로 사용해줘야 하므로 월 4회씩 최대한 빨리 최대한도인 연24회 할인서비스를 제공받는 최소기한인 6개월을 이용해야 한다고 볼 때 총 60만원 이상을 이용해줘야 합니다.(월 10만원씩 나눠서 사용)
하지만 이 카드는 매월 사용액이 아닌 카드 잔액 기준으로 할인서비스가 제공되므로 한 번에 10만원 이상을 충전하면 잔액이 10만원 이하가 될 때까진 계속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소개한 해피포인트체크카드, 스타체크카드는 1인당 1카드로 추가발급이 불가능한 반면에, KB국민 preset 마이포켓카드(선불카드)는 무제한으로 발급이 가능합니다. 할인횟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거죠. 각 카드당 10만원 이상 잔액이 남아있기만 하면 할인이 계속 제공되므로 영화할인서비스 횟수를 전부 소진했을 경우 다시 하나 더 발급받아서 사용하면 됩니다. 할인횟수를 다 소진한 선불카드는 다음 해가 될 때까지 할인서비스를 받을 수 없으므로 나머지 잔액은 다른 데서 결제하시고 다음 해에 다시 10만원 채워넣으셔도 되는거구요.
이 카드의 단점은 무기명카드이기 때문에 분실하면 그 카드에 충전된 금액은 영원히 여러분 손을 떠난다는 겁니다. 무기명카드이기 때문에 분실신고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관리에 더욱 주의를 요합니다.
이러면 벌써 국민카드의 체크카드 2개와 선불카드만으로도 연간 24회(체크카드)+ 10*n회(선불카드)에 해당되는 할인을 받을 수 있겠네요. 영화광이 아닌 이상 1년에 34번 이상 갈 리도 없으니 이 것만으로도 충분하겠죠? 더군다나 누구나 쉽게 발급받을 수 있는 체크카드와 선불카드로만 구성해보았습니다. 실적도 10만원 즈음이니 그리 부담스럽진 않으시겠죠.
물론 영화관에서 1년에 대략 100편을 넘게 보는 저로썬 부족할 할인횟수입니다만, 그건 뒤에 이어질 신용카드 편에서 메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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