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te verde입니다. 한 동안 얼굴뵙기 어려웠죠? 다 제가 게을러섭니다. (당연한걸...)
우리 멤버들의 반 수 이상이 (MECO, 야생형, te verde) 부농인 것을 기념하여, 실은 그냥 제가 제 애인에게 만든 선물을 포스팅에 써먹고자, 발렌타인 특별 포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발렌타인데이날 저는 애인에게 파베초콜릿 (생초콜릿), 브라우니, 초코칩쿠키를 만들었는데요, 귀찮아서 하나씩 나눠서 포스팅 할게요. '파베초콜릿과 초코칩쿠키, 브라우니 모두 인터넷에 레시피가 범람하고 있는 현실에 이게 무슨 필요입니까' 라는 질문은 조까. 그냥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거라니까요.
<이런거요 이런거>
자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당. 오늘의 노동요는 허각&지아의 'I need you'
파베초콜릿 (생초콜릿)- 사전준비
얘는 과정만 놓고보면 무지무지 쉽습니다. 중간에 함정이 있긴 하지만...(?!)
식재료
- 커버춰 초콜릿 (벨코라도, 깔라바우트 등등) 400g
- 생크림 (우유제형) 200ml
- 깔루아 2T (럼주 등등 과일향 종류의 리큐르면 괜찮습니다. 생략가능)
- 코코아파우더, 녹차파우더, 슈가파우더 조금씩
제과도구
- 생크림과 초콜릿을 중탕할 수 있는 기구
- 냉장고(...)
- 가로세로 20cm 정도의 틀
- 알루미늄 호일
- 유산지
<계량컵, 계량스푼 등등이 자취방에 왜 있는지 물으시면 묻지마>
커버춰 초콜릿은 완전 싸구려만 아니면 어떤것이든지 괜찮습니다. 단 코팅된 초콜릿은 안되요.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 레시피의 경우 버터나 물엿을 첨가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버터나 물엿을 첨가하는 이유는 초콜릿을 굳힐 때 생크림만 넣어서는 잘 굳지 않아서입니다. 그러나 냉동실에 잘 얼리면(...) 되는데다가 생크림이랑 초콜릿만 넣었을때가 혀 안에서 가장 부드럽게 녹으니 저는 생크림만 넣겠습니다.
제과 재료들은 을지로 4가 근처에 있는 방산시장에서 구입가능합니다. 그러나 제과도구가 모두 있는 상태에서 대량으로(10만원 이상) 구매할 것이 아니라면 그냥 홈플X스나 이마X같은 대형마트 온라인 페이지에서 구매하는것도 괜찮습니다. 방산시장이 저렴하긴 하지만 시장까지 오가는 차비 + 시간을 고려하면 그냥 집까지 배달시키는게 더 싸게 먹힐수도 있으니까요. 이제 조리단계로 넘어가 볼까요.
2. 초콜릿과 생크림 중탕
그렇죠, 초콜릿을 녹여야 합니다. 그러나 초콜렛은 직화에 녹이면 타요(...) 반드시 냄비에 물을 붓고 그 위에 스탠 등의 재질로 된 그릇을 얹은 후 거기다가 녹여주세요. 중불정도에 슬슬 녹이면 됩니다. 꾸준히 후덕후덕 저어주면 잘 녹아요.
동시에 생크림도 중탕을 해주셔야 합니다. 초콜릿부터 녹이고 나서 생크림 온도 올리느라 초콜릿의 온도가 너무 내려가면 섞을 때 두개가 분리가 됨(...) 생크림의 경우 그냥 냄비에 넣고 가장자리가 끓어오를 때 쯤 불을 끄고 살짝 직힌 후 사용해도 됩니다.
그러나 전 애인에게 줄 음식에 정성을 사리지 않(...) 기 때문에, 이것도 중탕했슴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 그냥 새끼 손가락 살짝 찍어서 따끈따끈한 정도까지 중탕하시면 됩니다. 생크림 가열하는 불은 중불정도면 됩니다. 중탕냄비가 크면 강불로!
초콜릿과 생크림의 비율은 2:1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그 이상 생크림의 비율이 넘어가면 실온에서 완성된 초콜릿의 상태를 장담할 수 음슴..
주의 : 절대로 초콜렛과 생크림 모두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합니다.
<자취생 주제에 오만가지 다 해쳐먹고.. 그러니까 살림이 거덜나는거야>
3.초콜릿과 생크림 섞기
직접 끓였다면 생크림을 한김 식힌뒤 (너무 뜨거워도 초콜릿과 분리됩니다), 중탕하셨다면 바로, 초콜릿이 녹아있는 볼에다가 생크림을 부어주시고, 준비한 깔루아나 럼주를 2T (1T는 15ml) 부어주고서 쉐킷쉐킷.
처음에는 '아 ㅅㅂ 이거 안섞이는거 같은데? 재료비 어쩔 ㅈ망 ㅠㅠㅠㅠ' 이런 상태로 보이지만 계속 저어주다보면 광택이 자르르 흐르는 모습으로 섞이게 됩니다. (실은 저도 처음에 안섞이는 줄 알고 식겁해서 사진 찍을 새도 없이 열심히 실리콘주걱으로 저어주느라 막 부은 상태의 사진이 없슴)
<이게 대충 70%쯤 섞인 모습입니다. 처음엔 안섞이는줄 알고 완전 쫄음...>
4. 틀에 붓고 냉장고 ㄱㄱ
중탕을 시작하기 전에 초콜릿을 부어줄 틀을 만들어놔야 하는데요. 나중에 꺼내서 자르기 좋게 바닥과 옆면에 유산지를 끼워주세요. 전 평소에 사용하던 브라우니 틀에다가 부었지만 없으신 분들은 그냥 락앤X 이나 아무 네모박스에다가 유산지 깔고 부어도 됩니다. 유산지는 그 왜 슈퍼나 마트가면 종이호일이라고 파는 그것입니다. 아아 이 저렴한 설명 보소...
<윤기가 자르르르>
<냉장고 잡내가 안들어가도록 쿠킹호일(알루미늄 호일)로 덮어주세요>
이제 이 녀석을 냉장고에 넣고 굳혀주면 되는데...
아무생각 없이 냉장실에 한 시간 반동안 넣고 굳혔으나 냉장고에서 꺼내서 빵칼로 썰려고 보니까....
<안 굳었쪙>
인절미 반죽처럼 흐믈거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야매토끼처럼 실패 흔적의 현장을 남기지 않는 사람이라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실은 당시에 패닉이라서 찍을 겨를이 없었음...)
그래서 냉동실에 넣고 한 시간가량 추가로 얼려줬습니다. 여러분.. 생크림만 넣은 아이는 꼭 냉동실로 보내주세요. 냉장실에서는 연성이 안되 (또르르...)
5. 썰어서 각종 가루에다가 비비긔
드디어 다 굳음 ㅠㅠㅠㅠ 각자 선물할, 혹은 자르고 싶은대로 칼로 자르세요. 전 제과하는 남자라서 자취방에 제과용 칼이 있음 캴갸략캴갸럌략캴걀캭랴갸 (...죄송합니다.) 물기없는 칼을 가스불에 한두번 쉭쉭 뎁혀주면 더 잘 잘려요.
저는 가로세로 2cm 정도로 잘랐긔.
<아래부분 긴 것은 냉장실에 넣었다가 잘라서 실패한 흔적.... 또르르>
이제 이것들을 코코아파우더, 녹차파우더, 슈가 파우더 등등에 비벼주면 되는데요, 손으로 집으면 녹아흐르니 반드시 젓가락으로 집어서 굴려주시긔. 비닐봉지에 파우더를 넣고 초콜릿들을 넣은 후, 쉐킷쉐킷 해도 괜찮아요.
<코코아파우더, 슈가파우더, 녹차파우더. 애인님은 녹차파우더에 불만을 표시하심... 내가 녹찬데 흑흑.. 내가 낸데..>
<요렇게 굴려주면 됩니다>
6. 포장
방산시장가서 준비한 30구(훗.... 30구다 보고있냐 애인!! 아 아닙니다...) 짜리 선물케이스에 가지런히 담고 유산지 맞춰서 잘라 덮은 후 뚜껑 닫으면 파베초콜릿 끝!
<이거 다 먹는데 몇 분 걸렸으려나..>
<만드는덴 반나절 걸렸당께...>
<유산지 덮고>
<뙇>
그럼 여러분 모두 즐거운 발렌타인데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해피 발렌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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