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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6.13 건물에 관한 무언가3. 영등포 백화점 전쟁: 롯데 vs 신세계 14


안녕하세요. te verde입니다.

오늘은 즐거운 쇼핑!!!!



..............................말고 쇼핑몰 이야기를 할게요.  그 중에서 백화점. 제가 무슨돈으로 쇼핑을 하겠어요... 하.... ㅠㅠㅠ

 저랑 별 인연은 없지만, 영등포상권 이야기를 다루겠습니다. 

뭐 딱히 인연이라고 꼽자면 용산급행에서 일반선으로 갈아탈 때 환승역으로 쓰는 곳 정도?  

아무튼 시작하지요.

1. 신세계 PO출격WER. 그리고 그랜드멘붕.

때는 바야흐로 1984년, 서울 서남권의 백화점맹주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신세계가 먼저 영등포에 백화점을 개장합니다. 단, 규모는 당시 빈약했던 서울 서남권 상권을 고려해서 소박하게 3700평 규모(연면적 1만2314㎡).....   


<1984년 신세계 영등포점 개장 이병철 회장과 이명희 회장, 왼쪽 뒤에는 이건희 회장도>

    그래도 작은 규모 치고는 기세가 등등했어요. 신세계의 두 번째 백화점이며(본점은 명동에 있습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개점식에 참여한 유일한 신세계 백화점이거든요.[각주:1]  개장 당시에 삼성 총수이던 이병철 회장, 후계자로 확정된 이건희 회장 등도 방문했구요. 뭐, 서울 서남부에 있던 유일한 백화점이니 만큼 그냥저냥 운영해도 굴러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7년 후, 백화점 최강자 롯데의 마수(...)가 1991년 영등포에 미칩니다. 

    신세계에서 고작  150미터 떨어진 영등포역사에, 당시로는 초대형인 3만 1736㎡ (약 9천 평)의 연면적으로 롯데 백화점 영등포점을 개장합니다. (신세계 영등포는 3700평♡...)  

<영등포를 접ㅋ수ㅋ한 90년대 영등포 롯데 백화점 짜응>

    롯데 백화점 영등포점은 국내 최초의 역사 백화점입니다.  역에 바로 붙어 있어서 접근이 편리할 뿐더러, 신세계 영등포점의 2.5배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죠. 

어마어마한 규모 덕분에 홍보는 저절로, 1991년 개장과 동시에 서울 서남부 백화점의 맹주로 부상합니다. 매장도 큰데다가 경기지역으로 연결되는 국철 1호선+기차역이 위치한 영등포역!!!! 그 덕에 서울서남부지역은 물론, 전철의 영향권인 인천, 부천, 수원에서까지 사람들이 몰려들어 막대한 매출을 올리게 됩니다.  

수요가 공급을 만든 것이 아니고, 공급에 의해서 수요가 창출된 재미있는 사례지요.


하지만 신세계의 멘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직한 백화점을 대표 문구로 한 경방필 백화점, 1994년 8월 31일 개장했군요>

1994년, 설상가상으로 신세계 영등포 바로 옆에 경방필 백화점이 개장했으니, (연면적 2만 6645㎡), 롯데와 라이벌이라기보단 신세계와 아웅다웅 하면서 서로의 매출을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로 활약



그리고 2002년......


3키로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전국구 규모의 현대 백화점 목동점, 주상복합 현대 하이페리온의 저층부에 위치하고 있다.>


 현대 백화점 목동점개장. (연면적 16만 1950㎡, 약 4만평, 2011년 매출 7460억, 전국 8위)

 흔한 신세계의 정신상태

      <아아...... 신세계 영등포는 망해쓰요.....>


<신세계는 문을 닫고 싶을거야, 아마. -롯데백화점- >

    서울 서남권 백화점 상권은 현대 목동점과 롯데 영등포점이 투닥투닥 다투면서 나눠먹고, 신세계 영등포는 그냥 동네 쩌리가 되었습니다.

 해탈한 신세계는 반쯤 정줄을 놓고 영등포점을 운영하죠. 그리고 시간은 흐르고 흘러 2007년, 신세계 영등포점은 잘나가는 옆동네 이마트보다도 저조한 1300억의 매출을 기록합니다. 이마트 구로점이 2007년 매출이 1700억이었으니...  신세계 옆에 있던 경방필은 그만도 못한 1200억을, 그에 비해 영등포 롯데는 5000억의 매출로 신세계와 경방필을 떡실신 시킵니다.  언론에서는 신세계 영등포점의 폐점설을 모락모락

(실은 목동 현대백화점의 성장으로 인해서 롯데도 꽤나 큰 액수의 매출감소가 있긴 했습니다. 그래도 저 정도면 선방이었지요. 참고로 목동 현대의 2007년 매출은 5450억) 

2. 신세계+경방 퓨젼


    한편 2002년, 경방은 경방필 백화점 바로 옆에 있는 1만 3800평의 영등포 공장부지에 건물 연면적 36만㎡에 달하는 개발계획을 수립합니다. 코엑스를 능가하는 복합 쇼핑몰을 목표로 투자금액만 575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 경방의 명운을 건 투자였지요. 2008년 경방의 총 매출이 1500억원 대였는데, 투자금액만 6천억원대.....  게다가 사용되는 경방의 공장부지 가격도 장부가격만 5천억에 이르는 초대형 부동산이니, 이 개발계획이 망하면 경방은 가루가 되버리는거에요.

신세계는 경방의 이러한 불안요소를 파악하고서 경방의 복합 쇼핑몰 개발계획에 찰싹 달라붙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07년 7월 경방필 백화점과 20년 MOU를 체결, 그해 12월 정식계약을체결 하지요.


계약 내용은

1. 경방필 백화점의 운영은 신세계 백화점에게 20년 동안 위탁한다.

2. 경방필 백화점 부분의 소유권, 경영권은 그대로 경방필이 가진다.

3. 신축 타임스퀘어 건물에 이마트, 명품관을 입점시킨다.

4. 백화점 재개장을 위한 총 투자비는 1400억원이며 경방 721억, 신세계 677억을 투자한다.

5. 수익배분은 경방, 신세계가  56 대 44 로 배분한다.

이었습니다.


경방 입장에서 보자면,

1.  타임스퀘어가 실패해도 신세계로부터 정기적으로 돈을 받아낼 수 있게 된다.

-> 일종의 보험으로 메리트를 가졌던 것 같습니다. 

2. 경방필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도 타임스퀘어로 만들 경우, 추가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 돈도 돈이거니와 철거 작업시 영업방해 된다고 신세계가 태클걸면... 골치아프기도 하고 그렇죠.

이러한 배경 덕에 어찌저찌 원만한 협의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신세계 영등포점은 4만 3174㎡(기존신세계 + 경방필 백화점 건물)의 대형 백화점으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타임스퀘어’ 프로젝트에 탑승하게 되었지요.


- 여기서 헷갈리지 않도록 잠깐 설명을

     우리가 타임스퀘어라고 생각하는 전체 중에서, 신세계가 위탁 운영하는 곳은 신세계 백화점 부분(구 경방필 백화점 건물 + 구 신세계 건물) 입니다. 따라서 총 타임스퀘어 중에서 56대 44로 경방과 신세계가 수익 배분하는 매출은 신세계 백화점 영역뿐, 나머지 부분은 전부 다 경방의 단독 매출이란거죠.  (참고로 타임스퀘어 중 매리어트 호텔도 경방이 매리어트에 위탁한 것입니다.) 

하지만, 경방은 타임스퀘어를 '임대운영'하는 업체입니다. 즉, 부동산임대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타임스퀘어의 매출이 100원이라고 경방 매출이 100원인건 아닙니다. 


아무튼.2004-2009년 기나긴 대공사를 거쳐 2009년 9월 16일, 경방의 명운을 건 영등포 타임스퀘어가 개장.

<두둥>


<흐미 이쁜거... 정림건축이 설계한 타임스퀘어 건물은 2010년 서울시 건축 대상을 받지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imck81&logNo=80155864873&parentCategoryNo=6&viewDate=&currentPage=1&listtype=0&from=postList 

 (이 링크에 가면 타임스퀘어의 이쁜 사진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제가 찍은 사진이 없어서 뭐 올릴게 없네요 허허허)


 경방의 올인, 결과는 대성공.

     타임스퀘어는 2009년 9월에 개장한 후 일 평균 20만의 방문객을 동원하며 일 년 만에 1조 1천억의 매출을 올립니다. 그 중에는 신세계 영등포가 달성한 3800억원 매출도 같이 있지요. 반면에 롯데 영등포는 2010년 4900억으로 매출이 감소합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신세계 영등포점의 매출은 타임스퀘어와 별도가 아닙니다. 타임스퀘어 카테고리 안에 있는 매출이죠. 따라서 경방이 독점하는 매출 부분은 1조 1천억 - 3800억 = 8200억)

개장 2년차 타임스퀘어의 연 매출은 1조 4300억으로 전년 대비 약 30%의 성장을 기록했고, 현재 개장 3년차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 백화점 목동점은 2011년 매출이 7460억. 이후 롯데 백화점은 두 층을 증축, 3만 9600㎡ 로 업그레이드 해서 맞서고 있지만... 좀 역부족인듯?

3. 조잘조잘


     타임스퀘어의 성공으로 인해서 백화점, 마트업계에서는 쇼핑과 여가생활을 같은 장소에서 즐길수 있도록 만들어진 몰링(Malling) 형태의 쇼핑몰 구축에 좀 더 주목하게 됩니다.  롯데는 2011년 김포공항에 복합 쇼핑공간인 '롯데몰'을 오픈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탄력을 받아 2015년에는 송도신도시에 롯데몰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재 운영중인 몰링의 대표적인 곳은 용산 아이파크, 신세계 센텀시티, 롯데몰 김포공항, 영등포 타임스퀘어 그리고 얼마전에 문을 연 신도림 디큐브 시티 등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세줄요약

- 신세계가 영등포에 백화점 먼저냈다가 롯데한테 떡발렸슴

- 복수의 칼날을 갈아 경방과 퓨젼해서 몰링 형태의 쇼핑공간인 타임스퀘어로 복수함

- 앞으로 이런 몰 형태의 쇼핑공간이 더더욱 확산될거임


아참. 글을 재미지게 읽어주셨다면 요 밑에 손가락 버튼 좀 꾹- 눌러주세요!

지난 포스팅은 '건물에 관한 무언가2. 고려대는 공사 중' 입니다. 궁금하시면 읽으셔도 좋아요 히히.

  1. 이명희 회장은 사업의 많은 부분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본인은 큰 줄기만 설정하는 타입입니다. 1984년 영등포점 개점 이후 20년넘게 단 한번도 백화점 개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2007년 명동 본점 재개장 때 귀한 행차를 하십니다. 그것도 아주 잠깐만 ㄱ-;;;; [본문으로]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